[경전에 푹 빠지다] 두 청년의 말씨름 >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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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33 2019년 05월호 [경전에 푹 빠지다] 두 청년의 말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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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맑은소리맑은나라 작성일19-05-23 15:2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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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 코살라국
. 석가모니부처님이 제자 5백 명과 함께 이 나라에 도착하셔서 이곳저곳을 다니시다가 한 바라문 마을에 도착하셨습니다. 그 마을에는 아치라바티강이 흐르고 있었는데 부처님과 제자들은 이 강가 망고 숲에 머물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청년 두 사람이 부처님에게 다가왔습니다.

이 두 사람은 한창 말싸움을 하다가 결론을 내지 못해서 부처님을 찾아온 것입니다. 어떤 말싸움을 벌이고 있었는지 궁금하신가요?

우리 스승님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시다!”

아냐, 우리 스승님이 더 훌륭하셔!”

이렇게 자기 스승님이 더 훌륭하다고 주장하는 청년 이름은 바셋타, 그리고 바라드와자입니다. 이 두 청년이 서로 자기 스승이 더 훌륭하다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이 두 사람의 스승들은 각자 무엇을 제자들에게 가르치고 있었을까요?

 

청년들의 말싸움을 다시 한번 귀 기울여 봅시다.

우리 스승님은 제자들에게 수행을 하라고 당부하신단 말이야. 스승님 말씀대로 수행하는 것만이 세상을 창조하신 신과 함께 할 수 있다고 하시거든!”

한 청년이 이렇게 자기 스승의 장점을 말하면 다른 청년 역시 조금도 지지 않습니다.

아냐, 절대로 그렇지 않아. 네 스승님이 훌륭하시다 해도 우리 스승님만 하겠어? 우리 스승님이야말로 창조주이신 신과 함께 머물 수 있는 길을 제자들에게 일러주시는 유일한 분이야.”

, 이것 참 어려운 문제로군요.

신에게 이르는 길이라, 신과 함께 머무는 길이라.

 

이 복잡한 문제에 앞서 우선 인도의 계급제도부터 설명 드려야겠습니다. 당시 인도 사람들은 네 가지 계급으로 나뉩니다.

첫 번째 계급은 바라문입니다. 이른바 사제계급이라고도 불리는데, 당시 사람들이 믿었던 창조주 바라문(브라흐마)에게 제사 지내고 신을 찬양하며 찬송집인 베다를 다른 계급 사람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특권을 지닌 계급입니다.

두 번째 계급은 크샤트리아입니다. 왕족 또는 귀족계급이라고 하는데, 실질적으로 사회를 통치하던 권력자들입니다.

 

세 번째 계급은 바이샤입니다. 상인계급이며, 인도 사회의 경제를 담당한 계급으로, 이들의 경제활동으로 인도 사회가 돌아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네 번째 계급은 수드라입니다. 이들은 위의 세 계급에 종사하는, 하인 계급입니다. 그리고 이들 네 계급에 속하지 못하는 이른바 아웃카스트도 있었으니, 이들은 거의 사람대접을 받지 못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바라문 계급은 신에게 제사 지내고 신을 찬양하고 신에게 공양을 올리는 것을 자신들의 의무로 삼았던 사람들입니다. 신을 향한 찬송과 제사법을 제자들에게 전수하는 것도 아주 큰 일이었지요. 그리고 인간들의 공양물이 신에게 가 닿을 수 있게 하기 위해 불을 섬기거나 신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 숲에서 명상하는 일로 일생을 보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쯤 해서 경전 제목을 설명해야겠네요.

이번 경 <삼명경三明經>세 가지 명에 대한 경입니다. ‘이란 지혜를 뜻하는데, 그저 단순히 밝다는 뜻이 아닙니다. 바라문 계급 사람들이 그토록 소중하게 여기는 성전 이름이 베다인데, 불교의 경전정도에 해당하는 말입니다. ‘베다지식’, ‘밝음이란 뜻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중국에서 이 베다를 뜻으로 옮겨서 이라 부른 것입니다. 그렇다면 <삼명경>을 인도식으로 말하자면 <세 가지 베다에 대한 경(tevijjasutta)>입니다.

 

베다에는 리그베다, 소마베다, 야주르베다, 아타르바베다의 네 가지가 있는데 이 가운데 앞의 세 가지를 삼명이라고 합니다. 신을 찬양하는 찬가를 모은 리그베다, 그 찬가에 악보를 붙인 소마베다, 신에게 제사를 올리는 방식을 모은 야주르베다가 그것입니다.

이 세 가지 베다에 정통하면 그 바라문은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습니다. 그래서 경전을 읽다 보면 세상 사람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는 바라문을 가리켜서 세 가지 베다에 정통한 바라문이라고 말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지금 말싸움이 한창인 두 청년은 각자 서로 다른 바라문 스승에게서 배우고 있는 중 입니다. 세상을 창조했고, 인간의 행 ˙ 불행을 좌우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은 브라흐만 신. 바라문 들은 이 신에게 도달하기 위해 아주 열심히 기도하고 제사 지내고 명상수행을 하며 지냅니다.

그런데 참 이상합니다. 분명 세상을 창조한 브라흐마신은 한 분일 텐데, 이들 스승들이 가르치는 신에게 이르는 길이 서로 달랐던 모양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서로 자기 스승의 가르침이 옳다며 말싸움을 벌이는 제자들까지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바셋타와 바라드와자 두 청년은 서로 설전을 벌이다 결국 석가모니부처님에게 나아갑니다. 누구의 스승이 신의 경지로 나아가는 가장 올바른 길을 가르치는 분인지 부처님에게 판결을 부탁하려는 것이지요.

벗이여, 고타마 존자께서 지금 이곳 강가 망고 숲에 머물고 계시다고 하니, 그곳으로 가보는 게 어떨까? 가서 이 문제를 여쭈면 분명 고타마께서 어떤 답을 들려주실 거야. 그분의 대답을 듣고 결론을 내려보자고.”

좋지. 그렇게 하세.”

두 청년은 이렇게 해서 부처님을 찾아온 것입니다.

부처님에게 다가가서 인사를 주고받은 뒤 두 청년은 한쪽으로 물러나 앉았지요. 그리고 조금 전까지 자신들이 다투었던 문제를 말씀드리고 이렇게 여쭈었습니다.

고타마시여, 어느 스승님 말씀이 더 옳습니까?”

 

부처님은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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