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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반

Vol.235 2019년 07월호 황해사 주지 도원스님의 도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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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맑은소리맑은나라 작성일19-07-23 15:5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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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진리에 한 발자국이라도 가까이 가고 싶은 수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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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가는 세월 야속하고 허망하다 원망할 것이 없다. 무심한 세월 속에 감춰진 미덕이 있으니 나이를 더하는 것이 그리 안타까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서슬이 푸르던 기개는 지혜로 바뀌고 원칙에 철저했던 엄중함에는 자비가 자리 잡았으니 한 세월 넉넉히 보낼 만하지 않겠는가.

 

기상이 높았던 젊은 날의 수행자는 멈춤이 없었다. 무엇이든 하면 된다는 강철 같은 신념은 불도저라는 별칭으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안일함과 나태함을 용납할 수 없는 성정은 호랑이처럼 매서웠다. 그것이 부처님의 은혜에 만분의 일이라도 보답하는 길이라는 생각에 시간과 몸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하여 어느 곳이 되었든 머물다 간 그 자리에는 꽃이 피어났다. 공덕이 향기처럼 퍼지고 인연 따라 대중이 모였다. 굳게 세운 원력은 신심과 실천행이라는 날개를 달고 원만하게 성취되었다.

 

신기하게도 안 될 것 같은 일들도 하다보면 어느 순간 다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부처님 일이기에 가능했겠지요. 그러니 대충대충 할 수가 없습니다. 일이 되었든 사람과의 관계가 되었든 부실하게 하면 반드시 후유증이 생깁니다. 매일 매시간 최선을 다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황해사 주지 도원스님은 그렇게 주어진 소임을 거부하거나 소홀히 하는 법을 몰랐다. 수행의 시간, 포교의 현장, 경내 불사, 종무 행정에 이르기까지 매사에 철저했고 부지런했다.

그렇게 철저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부처님 도량에서는 누구나 행복하고 삶이 편안해야 한다는 도원스님의 신념 때문이었다. 좋은 법을 믿고 실천하는 도량, 부처님의 가피와 복덕이 충만한 도량이 되려면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세월이 흘어 출가사문이 된지 어언 50여 년. 도원스님은 여전히 치열하다. 그러나 결이 다른 치열함이다. 부처님의 진리에 닿으려는 수행자로서의 궁극적인 열정, 간절함이다. 하지만 나이의 무게만큼 여기저기 신체가 말썽을 부리고 기력도 예전 같지 않아 마음이 조급해진다.

나이만 먹었지 아무것도 해 놓은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결과물로 드러나는 불사도 좋고 종단의 일도 좋지만 결국에는 마음공부 밖에 없습니다. 그 공부가 원만하지 않을 때는 허망하고 부끄러울 뿐입니다.”

 

돌아보면 파랗게 날이 서 있던 젊은 날의 예기도 부질없고 잘잘못을 따져 비판을 아끼지 않던 정의감도 공부 앞에서는 무색하다. 일상을 무상으로 돌리고 또 돌려 마음자리 하나 정확하게 보는 것이 수행자의 전부인 것을.

도원스님의 이러한 고뇌를 나누며 긴 세월 함께 한 도반들이 있다. 종종 만나 공양도 나누고 수행의 고충을 공유하는 도반들이다.

열 명 남짓한 도반들이 있어요. 예전에는 자주 만나 많은 것들을 함께 했지요. 도반들도 이제 나이가 들어 자주 만나지 못해요. 그저 서로의 수행에 철저하기를 바라는 마음만 보냅니다. 오래 된 인연이 주는 편안함이고 서로를 향한 응원이고 격려이지요. 순일하게 인연을 따르는 좋은 도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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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들려오는 도반들의 소식이 반갑지만 더러는 아픈 소식이 있어 마음이 저절로 움츠려들 때가 있다. 인연 맺은 이 모두 몸과 마음이 편안하기를 발원하는 스님이기에 세월의 더께를 더하는 도반들의 건강이나 처지가 늘 염려된다.

세월이, 시간이 간다. 거역할 수 없는 그 흐름 따라 도원스님의 수행 의지는 깊어지고 일상은 더욱 유유자적하다. 오고가는 인연마다 소중하고 머무는 곳마다 부처님 계신 곳이니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수행의 도반이고 스승이다.

 

수행의 길은 깊은 바다 속에 몸을 맡긴 것처럼 막막할 때도 있는가 하면 또 한없이 자유로울 때가 있다. 그러나 목표는 분명하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계합하여 부처님의 길로 나아가는 것, 그리하여 행복의 세계에 도달하는 것이다. 그 길을 향해 도원스님은 부단히 그리고 치열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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