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일본 아마미오시마 의료봉사를 다녀와서 >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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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36 2019년 08월호 [특별기고] 일본 아마미오시마 의료봉사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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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맑은소리맑은나라 작성일19-08-16 15:49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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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마미섬으로 가는 길은 멀었다
. 아마미섬은 국내에서 직항이 없는 오키나와 부근의 섬이다. 동경이나 후쿠오카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일본 국내선을 이용하여 섬으로 이동해야 했다. 의료봉사단은 동경 나리타 공항에서 내려 1박을 하고 이튿날 하네다 공항에서 다시 2시간을 더 비행하고서야 아마미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마미섬은 규슈 남부 해상에 있는 아마미 제도의 주요 섬으로, 본토로 불리는 4개의 섬을 제외하면 일본에서 면적이 세 번째로 큰 섬이다. 공항에 내리면 습하고 후끈한 열기가 온 몸에 느껴져 아열대 기후를 체험할 수 있다. 시내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공항에서 1시간 가까이 달려야 하는데 가는 동안 편의점은 한 곳뿐이라, 간식과 물을 사려면 반드시 맨 처음 보이는 편의점에 들러야 한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거제도의 면적은 380이며 인구는 25만 명이다. 그런데 아마미섬은 712로 면적은 거제도의 두 배 가까이 되지만 인구는 10만 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섬의 특산물은 사탕수수와 지금 계절에만 나는 패션후르츠인데 패션후르츠는 의료봉사 기간 내내 봉사단의 기운을 돋우는 비타민 역할을 했다.

 

의료봉사단은 총 6명으로 꾸렸다. 한의사 2, 스태프 2, 기록 1, 진행 1명으로 구성했다. 진료는 미로한의원 본점 원장인 본인과 대연점의 박수진 원장이 맡았다. 이번 의료봉사는 아마미수도원 김희일 신부님의 주선으로 성사되었다. 봉사와 관련한 회의는 4월부터 시작되어 5, 6월을 거치면서 구체적으로 진행되었고, 7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 동안 세 개 지역에서 진료를 실시하기로 확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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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미섬은 참치 해체장과 양식장이 유명할 만큼 한때 어업으로 호황을 누렸다. 수백 척의 배가 바다에서 고기를 낚고 참치를 잡아 본토로 보내며 풍요로움을 누렸다.

그러나 그 명성은 이제 옛말이 되어버렸다. 청춘을 바친 바다는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이지만 힘센 어부들은 어느덧 나이가 들어 주름진 얼굴의 노인이 되었다. 현재 아마미섬은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의 섬이 되었으며, 요양원 같은 시설에서 생활하는 사람이 대다수이다.

 

의료진이 맨 처음 만난 환자들도 대부분 노인들이었다. 그러다보니 퇴행성을 동반한 노인성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많았고, 노인들을 돌보는 젊은 인력의 경우 근육계통 질환자가 많았다.

진료는 출발하기 전에 배포한 문진표를 토대로 이루어졌다. 모든 환자가 일본인이라 통역은 일본어가 능통한 김희일 신부님이 직접 맡아주셨다. 문진표에 적힌 증상을 확인한 다음 시침 施鍼 (침을 놓는 일)을 하고 증상의 호전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시침 시간은 국내에서도 그렇듯 환자 1명 당 15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침 치료를 알기는 하지만 동의보감을 기반으로 하는 침 치료는 처음 받아보는 터라, 모든 환자들이 반신반의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치료를 받고 난 이후의 반응은 달랐다. 대부분의 반응은 통증이 확실하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며, 즉각적으로 효과가 나타나는 침 치료는 처음 받아본다는 것이었다. 팔을 어깨 위로 올리지 못했던 환자가 치료 후, 팔을 가뿐하게 올리며 환하게 웃었다.

또 반듯하게 누워서 다리를 들어보라고 했을 때 통증 때문에 45도 정도밖에 들지 못하던 환자가 침을 맞은 후에는 통증 없이 다리를 90도 가까이 번쩍 들어 올려 함께 치료받던 환자와 대기하던 사람들까지 놀라게 만들었다. 그러다보니 첫날 진료를 받은 환자가 둘째 날, 셋째 날까지 추가 진료를 신청하는 바람에 셋째 날은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곤 종일 진료에 매진해야 했다.

 

병의 원인을 다스려주는 혈자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침을 아픈 부위에 놓지 않는데도 증상이 바로 나타나는 치료를 처음 경험해본 환자들은 한의학에 관심을 가지고 의료진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하기도 했고, 또 증상이 호전된 환자들은 오랜 만에 통증 없이 편안하게 잘 수 있었다며 브라우니, 식빵 등을 직접 구워 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번 봉사단에는 독일에서 미로한의원으로 한의학을 배우러 온 간호사 출신의 릴리 오발스키(Lily Obalski) 씨가 동행하여 스태프 역할을 해주었다. 그녀는 환자들의 반응을 보며 새삼스럽게 한국의 전통의학인 한의학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의학으로서 한의학을 세계화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말로 한의학의 우수성을 대신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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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반응은 해외 어디를 가든 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 미로한의원은 캄보디아, 러시아, 일본 오사카, 호주, 독일 등 해외 여러 지역에서 의료봉사를 실시했는데, 국적을 불문하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질환은 비슷했다. 성인 남녀가 가지고 있는 증상과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은 유사하다는 의미다. 소위 의료 선진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한의학적인 치료를 했을 때 환자들의 반응은 아주 좋았다. 한의학의 세계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특별한 병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많이 앓고 있는 병을 한의학적으로 치료하여 호전시키는 것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법일 것이다. 이번 해외봉사에서도 그러한 점을 느낄 수 있었고 한의학의 세계화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의학은 거창한 의료 장비나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지 않은 착한 의학이다. 한의사와 침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시행할 수 있는 의학으로, 선순환적이고 친환경적인 의학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지구촌 곳곳에서 한의학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장면을 볼 수 있기를, 그리하여 단 한 명의 사람이라도 이전 보다 나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이 지면을 빌어, 이번 의료봉사 진행에 애써주신 김희일 신부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부산 미로한의원 구서본점 T.(051)581-0124 / www.miroclin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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