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사 주지 덕문스님의 도반 >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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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반

Vol.237 2019년 09월호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의 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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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맑은소리맑은나라 작성일19-10-02 09:16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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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자의 삶이라 하여 그리 남다를 것이 없다
. 공양하고 차 마시며, 마당 쓸고 책보는 것 등등 평범한 일상의 연속이고 그것은 세간의 삶에 비추어 모습만 다를 뿐 반복되는 시간을 이어가는 것은 차이가 없다. 그러나 분명 출가자의 삶에는 가늠하기 힘든 다름이 존재한다.

 

영혼의 자유로움.

말과 행동에 걸림이 없어 여유롭고 한결 같은 것이야말로 출가자가 누리는 지극한 행복이며 궁극의 지향점이다. 그러한 목적과 목표를 놓치지 않고 매 순간 치열하게 자신을 점검하며 진일보하는 것이 또한 출가자의 삶이다. 이보다 더 멋스럽고 충만한 길이 어디에 또 있을까.

 

덕문스님(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본사 화엄사 주지)은 그러한 대자유인의 길을 걷고자 위의를 갖춘 수행자가 되었다. 40여 년간 수행자로 살며 제방선원에서 화두를 참구했고 시절 인연과 부름에 따라 사판의 소임 또한 지극함을 다했다. 그렇게 이판과 사판의 소임을 부지런히 수행하고 나니 결론은 오직 하나밖에 없었다.

중노릇잘 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 전부였다.

선방에서 면벽 참구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했지요. 마음이 저절로 고요해지고 아무런 욕망이나 집착이 일어나지 않으니 어떻게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거기에 머물기만 했다면 대중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나만을 위해 살지 않았을까 반추하게 됩니다. 그러니 지난 모든 과정이 공부였고 세상의 모두가 스승이었던 셈이지요.”

 

마지막 더위가 한껏 기승을 부리는 날, 덕문스님의 처소는 찜질방을 방불케 했다. 흔한 에어컨 하나 없이 오롯이 더위와 맞서고 있는 스님이었다.

관리자가 되어보니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옵니다. 아껴야 할 것도 많고 챙겨야 할 것도 그렇고 두루 돌봐야 할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무심히 봐오던 가로등조차 세심하게 살피게 됩니다. 좀 덥게 지내더라도 에어컨 하나라도 줄이면 어떨까하는 마음에 그냥 지냈는데, 소임자 스님들이 설치를 한다고 하니 그것 또한 그저 감사할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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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원하는 것, 대중이 바라는 것들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살림을 사는 것이 주지의 소임이라 말하는 덕문스님은 그동안 많은 불사와 불교연구, 문화사업, 지역포교 사업에 집중했다. 그러면서도 불교만의 공동체 회복을 위해 공동체 수행과 생활을 장려하는 등 불교의 전통과 정신적 가치를 지켜나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과 새로운 기운을 토대로 지리산 화엄사는 최고의 화엄도량으로 명성을 되찾으며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수행과 포교 두 가지 과제를 균형 있게 전개하고 있는 덕문스님의 안목이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

 

대중을 향해 끝없이 자비의 마음을 베풀고 자신의 공부에 있어서는 철저히 인욕하는 덕문스님에게 언덕이 되어주고 말벗이 되어 준 도반은 누구일까. 만나지 않아도 항상 마음속에 있는 그리운 이들이 모두 도반이고 그러한 도반은 언제나 의지처가 되어 주었다. 그러나 덕문스님이 들려주는 소중한 도반은 뜻밖이다. 동문수학한 도반도 아니고 수계를 같이 받은 도반도 아니다.

 

은사스님이 저에게는 가장 소중하고 귀한 도반입니다. 스승님이지만 함께 수행의 길을 가며 든든한 의지처가 되어 주니 가장 큰 도반이지요. 괴로울 때나 행복할 때 제일 먼저 생각하는 사람, 자랑할 수 있는 사람이 도반 아닐까요. 은사스님이 바로 그런 분입니다.”

종열스님은 그렇게 덕문스님에게 은사이자 스승이며 도반으로 큰 산처럼 존재한다. 그런 은사스님의 뜻을 따르며 일상을 보살피고 불편함이 없도록 세심하게 배려하는 일은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하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오히려 무심하고 아끼는 제자에게 더 매서운 은사스님의 심중을 누구보다 잘 헤아리는 덕문스님. 그러한 은사스님 앞에서는 언제나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 말하지 않아도 속내를 다 알고 보지 않아도 낱낱이 살펴 헤아리니 은사스님께는 감출 것도 없고 부끄러울 것도 없다. 다만 존경하는 마음이 크고 사랑하는 마음이 깊을 뿐이다.

 

수행이든 소임이든 혹은 봉사든 영혼이 자유로워져 하나에 오롯이 집중할 때 일상이 선으로 바뀐다는 덕문스님의 신념은 한결같다. 그리하여 어머니 품처럼 넉넉한 화엄도량에서 소통과 화합, 어우러짐의 미덕을 실천하는 일에 오롯이 집중하고 있는 덕문스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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