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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맑은소리맑은나라 작성일19-05-10 13:04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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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의 인연들 (그림 소설)

글. 기후스님 그림. 백화

『꿈속의 인연들』 
만화형식의 그림 소설

글_기후  그림_백화  /  도서출판 맑은소리 맑은나라 (051-255-0263) 
정가 27,000원  /  2019년 5월 1일 초판 발행

 불가 수행자의 일대기가 해맑게 펼쳐져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평을 받으며 2009년 출간 당시 많은 독자들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기후 스님의 구도소설 『꿈속의 인연들』이 10년이 지난 2019년, 새로운 모습으로 독자들 앞에 선보인다.
 소설의 시공간적 배경과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백화 화백畫伯에 의해 다양한 컬러로 채색된 동양화풍의 그림으로 시각화 되어 보다 풍부한 독서 경험을 선사하는 만화형식의 그림 소설로 새롭게 편집되어 출간된 것이다.
 추가된 그림에 맞게 저자인 기후스님이 소설 내용을 약간 축약한 것 외에는 이미 출간된 책의 이야기와 동일하다. 그러나 컬러 그림이 더해져 성인 독자들에겐 산과 들을 뛰어다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보다 뚜렷이 떠올리게 하며, 핸드폰과 컴퓨터 게임을 즐기는 청소년들에겐  그림이 더해진 만화형식의 소설이라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에 새로 출간된 만화형식의 그림 소설 『꿈속의 인연들』은 따뜻한 정서와 잔잔한 감동을 통해 자신은 물론 주위의 여러 인연들을 되돌아보게 하며, 또한 세대를 아울러 모든 이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그 무언가를 전해주고 있음을 어렴풋이 느끼게 한다. 
 그것은 과연 무엇일까.
 ‘꿈꾸듯 세상을 살라’는 어느 선사의 일갈에서 보듯 세상 삶이 꿈꾸는 것과 같다면, 꿈과 같은 삶속에서 일어나는 얽히고설킨 인연들의 매임과 풀림은 삶의 현실, 우리 사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삶은 인연으로 이루어지고, 인연을 떠나 성립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인연의 소중함을 새삼 되새기게 된다. 삶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의식주 해결 하나만 보더라도 개개인의 삶은 결코 홀로 존재할 수 없으며, 서로가 인연의 그물망에 싸여 세상을 함께 살아가고 있다. 꿈꾸듯 세상을 살라 했으니 삶속에서 늘 마주치게 되는 스쳐가는 인연들에 대해 그 까짓 것… 했다가 삶이 정말로 악몽이 될 수 있는 이유는 누구든 사는 동안 결코 인연의 그물망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 어느 글에서 삶이라는 꿈속에선 너와 나로 분리된 각 개인으로서의 삶을 살지만, 이 꿈에서 깨어나면 본래 하나임을 알게 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인연이란 ‘꿈같은 삶의 현실’이며 ‘꿈꾸듯 사는 이야기’를 넘어 우리 모두는 분리되지 않은 전체로서의 ‘하나’라는 것을 알려 주려고 이제는 그만 깨어나라며 끊임없이 울려대는 자명종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인연으로 이어져 있기에 하나라는 게 아니라, 본래 하나이기에 꿈같은 삶속에서 서로 인연으로 이어져 있는 것일 게다.
 
 백화 화백의 천진 무애한 그림이 더해진 만화형식의 그림 소설 『꿈속의 인연들』을 읽다 보면 인간의 오욕칠정, 삼독심, 집착과 무지가 가감 없이 있는 그대로 덤덤하게 묘사되고 있어, 어떤 장면에선 거부감 없이 오히려 속이 시원해지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아마도 세상 삶이 꿈과 같음을 알고, 인연의 매임과 풀림의 이치를 화두 삼아 정진해온 노老 수행자의 혜안으로 바라본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소설의 미덕은 바로 여기에 있다.

 

『꿈속의 인연들』 줄거리


이야기는 태백산 자락 무착산 해발 630여 미터에 자리 잡은 불당골에서 시작된다.
할머니의 손에 이끌려 온 열한 살 청과 아홉 살 용 형제는 불당골 무착스님께 맡겨지고, 천수경을 시작으로 초발심자경문, 치문 등을 배우며 서툰 행자 생활을 이어간다.
어느 날 청은 우연히 불당골 언덕위에 올랐다가 고개 너머 여우골에 사는 파평 윤 씨 집안의 외동딸인 두 살 누나인 행자를 만나게 된다. 청과 행자는 가끔 언덕에서 만나거나 그간의 안부를 편지로 주고받으며 사춘기를 보낸다.
후에 청은 청학스님이, 용은 용선스님이 되어 각자의 자리를 지키며 수행해 나가게 되며, 청학은 출가수행 20년 만에 대본산 강사가 되고, 용선은 선승으로서 화두 일념의 수행을 이어나간다. 청학은 원망도 하고, 보고도 싶었던 어머니가 출가하여 비구니가 된 것을 알게 되고, 시집간 행자의 딸이 어머니 스님의 상좌가 된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인연과 인연이 서로 또다시 얽히면서 굴레가 되어 윤회하듯 돌고 돎을 깨닫게 된다.
청학스님은 동진 출가했던 불당골로 돌아와 어릴 적 행자에게서 받은 원앙이 수놓인 하얀 손수건에 싼 딱지처럼 접은 유언을 대신한 글을 남기고 결과부좌한 자세로 입적하며 소설은 막을 내린다. 



저자 서문


창 너머로 백운이 흐르고 미풍의 떨림이 보인다.

보는 자는 누구인가?
인연의 끈으로 이어진 누겁의 생명
그 파장의 세력이 잦아드는 끄트머리에 앉아
난 또 다른 낯선 나와 마주친다.

넌 누구인가?
꿈속은 있는 듯 없음이었고
인연은 끊기는 듯 이어지음이었으며
너와 난 알 듯 말 듯 한 만남이었다.
그런 세 가닥이 하나 되어 혼동 속에서
꿈속의 인연이란 글과 그림으로 나와졌다.

맑은소리 맑은나라의 도라면兜羅綿 손길과
율동적인 칼라감각을 지닌 백화 화백님
노고와 원력에 감사드린다.

만 리나 떨어진 시드니의 무풍실에서
무구자無口子 기후 미소 지으며 인사드립니다.



편집자 후기


아름다운 동화로 다시 온 그대의 ‘꿈속의 인연들’

봄은 무수한 희망의 언어이다. 그러니 누군가에게는 ‘마음의 봄’을 마중하는 일이 이 봄을 느끼는 최상의 행복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 할지라도 다 같은 봄을 마중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듯, 수행의 여정에 오른 이 땅의 많은 구도행자들에게도 수행의 모습은 천양지차의 모습이다.

무구 기후 스님.
스님을 기록하는 일은 내 서른 이후의 삶에서 빠트릴 수 없는 청빈의 기록이다. 6년 묵언수행, 전법의 표본, 그리고 지혜와 자비의 승가로 간단없이 소개할 수도 있는 주인공이 기후스님이시다.
그런 스님이 10여 년 전, 구도소설을 편찬한 바 있다. 책은 출간 한 달여 만에 1만 부 가량이 쉴 새 없이 팔려나갔으며, 그로 인한 반향은 불교계와 비불교계를 넘나들며 베스트셀러 반열에도 올려졌다.
‘기후스님의 수행의 결과물’로 봐도 부족하지 않을 요지를 담고 있었으며 판매율 역시 같은 의미로 해석이 되었다.
강사 소임을 보던 오래 전의 시절이 기억으로만 남아 있을지라도 수좌로 정진을 이어가던 중진의 수행납자에게 한국이라는 땅이 보림처는 아니었나 보다. 몸 수행을 정중하게 들여다봐야 했던 2000년 전후의 투병 역시 스님에게는 ‘공부’의 나날이었다. 그리고는 건강의 청신호가 들어올 즘, 스님은 다시 호주행을 감행했다.
그리고는 정법사의 창건 20주년을, 다시 25주년을 기록하는 일로 해외포교의 최고 롤 모델이 되었다.

2019년,
노 선객, 무구 기후스님이 바라보는 노년의 수행은 보림保任이다. 그런 노 선사는 전법도생의 길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10여 년 전 공전의 히트를 쳤던 『꿈속의 인연들』이 전법의 방편으로 새 옷을 갈아입게 되었다. 스님의 글에 화가 백화님의 그림으로 새롭게 탄생하는 만화판 『꿈속의 인연들』은 동화 같은 한 편의 구도소설을 다시 세상에 내놓은 일은 기후스님 계심으로 일궈낸 ‘봄날’과도 같은 희망의 언어를 독자들의 가슴에 안겨주는 일이 될 것이라 여겨진다. 아름다운 한 편의 서사시를 선물하는 기회를 주신 기후스님께 깊고도 깊은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아울러 제방의 승가와 재가에 수행의 이유를 시사하는 표본의 ‘아름다운 수행지침서’가 되기를 서원한다. 『꿈속의 인연들』은 만인에게 ‘봄’이다.

불기 2593(2019)년 4월 향기로운 날에 삼세화 김윤희 쓰다.



저자 후기  (『꿈속의 인연들』 개정판 2012년 4월 15일)


마취에서 깨어난 입원실, 호흡하기가 무척 힘들었고 이곳저곳에 무슨 줄이 탯줄처럼 주렁주렁 달렸다. 그래도 걸어야 빨리 회복된다는 의사의 말에 새벽녘엔 빡빡 깎은 머리로 이를 악물고 복도를 오갔다. 밀고, 받치며 또 줄을 잡고서……. 위암 수술 후 그렇게 지내기를 한 달 여. 생동하고픈 끈적한 명줄을 붙잡고 내다본 새벽녘의 희미한 가로등 불빛들, 그 빛은 초라해진 나의 모습을 닮아 예순 하나의 고단한 삶의 마디를 헤집고 심장으로 스몄다. 저 불빛처럼 곧 사라져야 될 이 색신色身, 그 알 수 없음의 쫓기는 듯한 실 가닥 마음에 뭔가를 남겼으면 하는 한 조각 중생심이 일었다. 모든 것이 변하기에 그 실체가 없다는 말을 밥 먹듯 해 오고 있는 출가 사문 沙門 의 행색에 지울 수 없는 얼룩이 되는 오점汚點을 말이다.

그로부터 3년 후 자기 과시적 헛틀과 속된 마음이 새가 허공을 날아가듯 흔적 없이 사라져야 된다는 참 수행인의 내공을 이겨 버리고, 결국은 그 일념의 파장이 소설이라는 이름의 활자가 되어 이 세상에 나와 버린 것이다. 거기엔 많아진 흰머리와 아래 위의 이를 틀니로 해 넣은 세월의 두께와 생전 처음 긴긴 시간을 수술실에 몸을 맡기게 된 절망적 오기가 일조를 했을 것이다.

자신의 이런 행동거지를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남몰래 낙서하다 들켜버린 것처럼 부끄럽고 또한 우습다. 명색이 수행인이 라는 자가 자신의 마음 관리 부실로 많은 지인들에게 큰 걱정을 끼친 것만으로도 무척 송구스러운데 거기다가 되지도 않은 무슨 글을 써서 이곳저곳에 배포하게 됐으니 말이다. 그러나 어찌하랴. 모든 것이 나의 깜냥이 그 정도뿐임을 스스로가 실토해 버린 것이니 그에 따르는 많은 질책과 허물은 모두 내가 감내해야 할 몫이다.

또 하나의 군말. 시드니 정법사에서 15년을 살면서 이웃집을 사고 또 사다 보니 부득이 은행에 기대다가 그 짐을 제대로 청산하기도 전에 병원 신세를 지는 바람에 그것이 늘 마음속 짐으로 남아 있다. 이 책의 발간으로 얼마만큼의 무게를 덜게 될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생색이라도 내어 그것의 무게를 줄여보는 데 동참하는 척 잔꾀를 부린 것 또한 솔직히 고백한다. 이런 연유로 사십여 년 넘게 불문에서 서성이며 귀동냥으로 주워들은 부스러기들을 한곳에 모아 짜깁기하고 가물거리는 기억의 편린들을 더듬으며 짜내어 만든 한 권의 책. 이는 나의 분신이며 속 살림의 전부이기도 하다. 얕고 밋밋하며 어쭙잖은 내용의 글을 덥석 받아 준 맑은소리 맑은나라 출판사의 대표 김윤희 불자와 늘 바쁜 와중에서도 이 책이 나오도록 마음 내준 통도사 주지 정우 스님, 고맙고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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