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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맑은소리맑은나라 작성일20-01-30 11:50 댓글0건

본문

신심명

송원 설정

서문


석옥 선사의 이런 게송이 있다.

“흰 구름 사느라 맑은 바람 다 팔았더니
온 집안이 텅 비어 뼛속까지 가난일세.
머물던 곳 한 칸 띠풀집이여,
지금은 떠나야 할 때
꺼지지 않는 불길 속 그대에게 맡기네.”

나는 요새 계절의 끝자락에서 자연의 변화를 바라보며 허허로이 살고 있다.
석옥 선사의 시가 더욱 마음에 다가온다.
이제 모든 걸 털어내고 훌훌히 떠날 시간이다.
어디에도 붙잡힐 일이 아니다.

그런데 며칠 전 대전에 사는 혜광 수좌가 와서 부탁한다.
내가 3년 전에 경주 감산사에서 신심명을 강의했는데, 녹취를 풀어 책을 내려 하니 머리글을 써달란다.

지극한 진리는 어려울 것이 없지.
간택만 하지 않는다면…
증애를 하지마라.
훤히 트여 진리는 분명해지리라.

삶과 죽음, 사랑과 증오, 옳음과 그름, 있는 것과 없는 것,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
더러움과 깨끗한 것들 마음에서 모두 털어버려라.
털어버린다는 생각마저도 털어버려라.
그리하여 무심으로 돌아간다면
신심명의 진실한 뜻을 알게 될 것이다.

2019. 가을 끝자락에서
송원 설정





2019년 3월 입적하신, 통도사 극락암 경봉대선사의 상좌이시며 극락호국선원장이셨던
고원 명정古園 明正 스님께서 역주譯註하여 지난 1978년에 출간하신
『천목산 보응국사 중봉 명본화상 신심명벽의해(天目山 普應國師 中峯 明本和尙 信心銘闢義解)』의 서설(序說) 중 일부를 발췌하여 옮깁니다.
이는 본서 ‘신심명 강설’이 중봉대화상中峯大和尙의 『벽의해闢義解』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신심명信心銘〉은 4언(言) 140구(句) 584자(字)로 되어 있는 독특한 체(體)로, 운문(韻文) 중 명체(銘體)에 해당된다.
명(銘)은 잠(箴)과 함께 마음에 깊이 새겨둘 만한 것을 운문(韻文)으로 읊은 것이다.
같은 종류로 유가(儒家)나 선가(禪家)에서 지은 것을 예(例)로 든다면 유가의 것으로서는 장횡거(張橫渠)의〈동명東銘·서명西銘〉을 비롯하여 최옥(崔瑗)의〈좌우명座右銘〉등이 유명하고, 선가에선 부대사(傅大士)의〈심왕명心王銘〉, 법융(法融)의〈심명心銘〉, 망명(亡名)스님의〈식심명息心銘〉등이 있으나 이〈신심명〉을 따를만한 것은 없다.
왜냐하면 압운(押韻)한 형식면의 짜임새라든지 평범한 쉬운 글로써 심오한 상(想)을 거침없이 나타낸 점, 또 명(銘)에는 기승전결(起承轉結) 4칙(則)의 까다로운 규제는 없지만 그 4칙(則)이 은연히 비슷한 행간(行間) 속에 나타나 있는 점 등은 형식상으로도 완미(完美)하여 장편시(長篇詩)와 같은 운치를 풍길 뿐 아니라, 내용에 있어서는 실로 팔만대장경과 1700칙(則) 공안(公案)의 심오한 이치가 전부 포함되어 있어서 선지(禪旨)를 표현한 문자 중에서는 최고 문자(最高文字)라고 고덕(古德)들이 한결 같이 말해 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명(銘) 가운데 변견(邊見) 40대(對)가 들어 있다. 취-사(取-捨) · 애-증(愛-憎) · 공-유(空-有) · 선-악(善-惡) · 시-비(是-非) 등 두 변견(邊見)을 여의고 중간견(中間見)도 여의고, 여의었다는 생각도 여읜 것을 바로 중도정견(中道正見)이라 하는데, 여기서는 40대(對)의 변견을 취급하여 중도로 돌아갈 것을 밝힌 것이니 가히 중도총론(中道總論)이라 할 수 있다.

승찬대사의 〈신심명信心銘〉은 그 주석서가 30여종에 이르도록 널리 연구되었다. 송대(宋代) 임제하(臨濟下) 양기파(楊岐派)의 대종장(大宗匠)인 대혜 종고(大慧宗)의 〈신심명 염고信心銘 拈古〉가 있고, 같은 송대에 진헐 청요(眞歇淸了)의〈신심명 염고信心銘 拈古〉와 명대(明代)에 위림 도패(爲霖道)의〈신심명 간화信心銘 看話〉가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해인총림(海印叢林) 방장(方丈) 성철(性徹)스님의 강의(講義)와 화계사(華溪寺) 환성(幻惺)스님의 대학생수련교재로〈신심명 강의〉본(本)이 있고, 도선사(道詵寺) 청담(靑潭)스님의 〈마음의 법문〉이라는 제목으로 〈신심명〉을 강술(講述)한 것이 있다. 그리고 일본(日本)에서는 무려 20여 종이나 되는 많은 양의 주해서(註解書)가 있다. 지금까지 열거한 주해서 중에서도 중봉 명본화상(中峯 明本和尙)의〈벽의해闢義解〉를 백미(白眉)로 꼽을 수 있다.
천목산(天目山) 보응국사(普應國師) 중봉화상(中峯和尙) 명본(明本, 1263~1323년)은 달마하 29대 임제(臨濟)하 15세의 법손(法孫)이시다.
〔경산 사범徑山師範 → 앙산 조흠仰山祖欽 → 고봉 원묘高峯原妙 → 중봉 명본中峯明本〕

벽해(闢解)와 의해(義解)를 살펴보자면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는데, 본명(本銘) 옆에는 흡사 종문제일서(宗門第一書)라 불리는〈벽암록碧巖錄〉의 수시(垂示)와 같이 명의 대망(大網)을 들어 보이는 내용이고, 다음은 의리로 해석을 붙여서 따지는 이들은 이 명을 이렇게 볼 것이라고 의해자(義解者)를 내세워서 주도면밀(周到綿密)하게 사량하여 놓았다. 그리고 벽해에서 의해자의 소견에 대해서 소상하게 시비(是非)를 밝혀 놓았다. 그리고 끝의 게송으로 명의 뜻을 제창(提唱)하는데 지월(指月)의 힘을 다한 것 같다.
〈벽의해闢義解〉전편에 걸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명(銘)의 의지(義旨)를 격외선지(格外禪旨)로 들어 보였고 다음은 선(禪)에서 가장 범하기 쉬운 식정(識情)으로 헤아리는 병통을 거듭 경계한 점이다.

삼조(三祖) 승찬대사의 〈신심명〉이 유포될 무렵에는 중국의 선종(禪宗)이 크게 일어나지 않았을 때인데, 오종칠파(五宗七派)가 벌려졌던 당·송(唐·宋)의 무르익은 선풍을 거치고 800여 년이 지난 뒤 임제 원손(臨濟遠孫)에게서 이 주해(註解)가 이루어진 점은 의미 있는 일이다.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늘 겪어야 하는 이변견(二邊見)의 세계, 그것을 고집하지 말라고 타이른 간결한 말씀인 좌우명(座右銘)이자 또한 그 주해(註解)인 것이다.

                                                                                    1978년 3월 회일(晦日) 역자(譯者) 고원 명정(古園 明正) 근지(謹識)

본문 중에서

설정스님은 평소 행정 소임을 보면서도 참선 수행을 놓지 않아 이理와 사事를 겸비한 대표적인 스님으로 꼽혔습니다.
안거 때마다 봉암사 태고선원을 비롯하여 상원사 청량선원과 덕숭총림 선원 등 전국 선원에 방부를 들이고,
‘무슨 일이든 정성스럽게 잘하면 된다.’는 선사들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며 젊은 후학들과 함께 하루 여덟 시간 정진의
철저한 수행으로 선농일치의 삶을 살아오면서 운수납자의 지남이 되어 왔습니다.



‘선禪’이라고 하는 것은 그 자체가 정신적인 혁명 행위입니다.
선禪은 우리가 과거에 살았던 모든 숙업과 정신을 바꾸는 일입니다.
우리 통념을 모조리 부숴버리는 것이 선禪이고, 선禪의 출발입니다.
우리 수행자들도 그렇습니다. 과거에서부터 모든 행위와 생각을 180도로 바꿔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가 가지고 있던 모든 관념들을 모조리 깨부숴 버리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선禪에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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